양홍간

발효와 훈연, 그리고 기다림

자연경실

양홍간(羊紅肝) 

살찐 양고기 15근으로 0.5근씩 1개의 오리로 만들고 소금 15냥으로 절여 만 3일에 꺼 낸다. 따로 술지게미 3근, 소금 3냥을 써서 양고기와 고루 섞은 뒤, 다시 3일 밤을 절 여 꺼낸다. 양고기에 묻은 술지게미를 제거하지 않고 부뚜막 위에서 사나운 섶 불 연 기로 훈연하여 말리다가 다음해 5~6월에 겉은 씻어서 벗기고 삶아 먹는다. 《거가필용》 

羊紅肝方

肥羊肉十五斤, 半斤作一條, 用鹽十五兩醃, 三伏時取出. 却用糟三斤, 鹽三兩拌均, 再醃三宿, 取出. 不去糟, 於竈上, 猛柴煙熏乾, 次年五六月, 洗剝煮食.《居家必用》

● 주재료 

양고기 1200g 

● 양념재료 

소금 75g (1차 염지용), 소금 12g (2차 염지용), 술지게미 350g

● 만들기 

1 살찐 양고기 300g을 하나의 오리로 만든다. 

2 양고기를 소금에 1차 염지를 하여 3일간 절인다. 

3 3일간 소금에 절인 양고기에 술지게미와 2차 염지용 소금을 넣어 골고루 섞어 다시 3일간 절여둔다. 

4 양고기에 묻은 술지게미를 제거하지 않고 사나운 섶 불 연기로 훈연한다. 

5 다음해 5~6월에 양고기에 묻어 있는 술지게미를 씻어내고 삶아 먹는다.

양고기를 소금과 술지게미에 절여 만든 색다른 육포다. 

살찐 양고기를 한 토막이 반 근 크기로 잘라 소금에 절인 다음 다시 술지게미에 절여 센 불의 연기로 훈연하여 보관했다가 다음해 여름에 삶아 먹는 포다.

 술지게미는 술을 만들고 나온 부산물로 배고픈 시절에는 술지게미를 먹기도 하였다. 부잣집에 서 얻어 온 술지게미를 먹은 자식이 술주정을 하면 부모가 울면서 받아 주었다고 한다. 또 술지 게미를 돼지에게 먹이면 술에 취한 돼지가 씩씩거리며 벽에 머리를 박았다고 한다. 

이처럼 배고픔의 슬픈 역사를 담은 술지게미를 보통은 울외, 무, 오이 등의 채소절임에 많이 활 용한다. 술지게미가 다른 향신료들이 갖지 못한 독특한 풍미를 지니기도 했지만 식재료와 더해 져 발효하면서 오묘한 맛과 향이 더해진다. 특히, 양고기 특유의 노린내를 제거하기에는 술지게 미가 효과적이다. 술지게미의 풍부한 효소는 고기의 연육작용과 발효를 돕고 당분은 감미를 더 해 포의 맛과 향을 풍부하게 해준다. 

술지게미에 절인 양고기는 야들하고 달콤한 육향이 코끝을 간지럽혀 잠자는 미뢰를 깨운다. 이 것으로도 충분히 족한 양고기 술지게미 절임을 다시 푸르르 활활 타는 섶 불에서 훈연한 뒤 부 뚜막에 걸어 둔다. 다음해 여름 양홍간을 한 토막 잘라 삶아 먹으면 더위에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양홍간은 상큼하면서도 짭쪼롬하여 여름 반찬으로 제격이다. 그리고 맛의 균형이 잘 잡혀서 매 일매일 상에 올라와도 젓가락이 자주 가는 반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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