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포

다름을 발효로 어울러 하나되게 한

자연경실

오미포 

납월 초에 만드는데 거위 ㆍ기러기 ㆍ 닭 ㆍ오리 ㆍ왜가리 ㆍ비둘기 ㆍ물오리 ㆍ 꿩 ㆍ토끼 ㆍ메추라기 ㆍ 생 선으로 모두 만들 수 있다. 깨끗이 손질하여 밑구멍[腥竅] 및 꽁지 위의 지병(脂甁) 을 제거한 뒤, 물에 완전히 잠기게 하고 배를 가르지 않는다. 소와 양을 따로 해서 뼈와 고 기를 삶아 즙을 취하여 두시(豆豉 ) 를 담가 섞는데 오미포법(五味脯法) 과 똑같다. [〔안〕 이 구는 와전이나 오류가 있는 듯하다.] 4 〜 5 일 담가둬서 맛이 푹 들었으면 바로 내다가 발 위에 두고 음지에서 말린 뒤, 불에 구워 익으면 몽둥이로 두드린다. 오미포는 촉석 (瘃腊) 이라고도 하고 촉어석 (瘃魚腊)이라고도 한다. 《제민요술》

五味脯方 

臘月初作, 用鵝, 雁, 鷄, 鴨, 鶬, 鳩, 鳧, 雉, 兔, 䳺鶉, 生魚, 皆得作. 乃淨治去腥竅及翠上脂甁, 全浸, 勿四破. 別煮牛羊骨肉取汁, 浸 豉和調, 一同五味脯法. [ 〔 案 〕此句, 疑有訛誤.] 浸四五日, 嘗味徹, 便出置箔上陰乾, 火炙熟槌, 亦名瘃腊, 亦名 瘃 魚 腊. 《齊民要術》

오미포 조리법

● 주재료

거위 1마리, 기러기 1마리, 닭 1마리, 오리 1마리, 청둥오리 1마리, 비둘기 1마리, 메추라기 1마리, 토끼 1마리, 꿩 1마리, 청어 3마리, 잉어 1마리 숭어 2마리

 ● 양념재료 

두시 700g, 소고기 300g ,소고기 뼈 1.5kg, 양고기 300g, 양고기 뼈 1kg, 소고기와 소고기 뼈를 삶은 육즙 8L, 양고기와 양고기 뼈를 삶은 육즙 7L

 ● 만들기 

1 거위, 기러기, 닭, 비둘기 등의 털을 뽑아 손질하고 배를 가르지 않고 내장을 제거한다. 

2 거위, 기러기, 닭, 비둘기 등의 꽁지 위의 지병을 제거한다. 

3 소고기와 소고기 뼈를 삶아 육즙을 준비한다. 

4 양고기와 양고기 뼈를 삶아 육즙을 준비한다. 

5 손질한 거위, 기러기, 닭, 비둘기 등을 큰 항아리에 담는다. 

6 준비해 둔 소고기 육즙과 양고기 육즙에 두시를 섞는다. 

7 두시가 섞인 육즙을 항아리에 부어 거위, 기러기, 닭, 비둘기 등이 푹 잠기도록 붓는다. 

8 4~5일 뒤 항아리 안의 맛이 든 고기를 건진다. 

9 음지에 발을 설치하고 고기를 널어 말린다. 

10 잘 마르면 거둬 들여 불에 구워 익힌다. 

11 불에 구운 고기를 다듬잇돌에 올려 몽둥이로 두드린다. 

12 부드러워진 고기는 찢어서 먹는다.

오미포의 재료와 조리법을 보는 순간 걱정을 넘어선 두려움이 몰려 온다. <정조지>의 포석편 조 리법 중 가장 난해한 음식 중 하나다. 

꼭 넘어야 하는 큰 설산 앞에 여름옷에 고무신을 신고 서 있는 사람의 두렵고 막막한 심정이다. 한 가지 재료로만 포를 만들어도 상당한 수고가 들어가는데 네 발 달린 짐승, 두 발 달린 짐승, 민물고기, 바닷물고기가 동시에 다 출동한다. 

도저히 상식으로 이해가 안되는 조리법은 또 다른 부담감을 잔뜩 안겨준다.

 소금 간도 하지 않은 고기를 고기육즙에 담가 항아리에 두면 두시가 발효시킨다고 해도 부패할 것이다. 무차별적으로 들어간 재료가 빚어내는 불협화음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세상의 모든 고기가 다 오미포로 가능하고 심지어 같이 합해 넣어도 좋다. 이 자신만만함은 어디서 나온다 는 말인가? 지구인, 화성인, 로봇이 한꺼번에 사는 신세계가 올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오미포 에서 구현된 것 같다. 

<정조지>에 구체적으로 이름이 표기된 재료들은 가급적 다 구해서 넣으려고 노력했다. 불안한 마음을 가득 안고 항아리를 수시로 열어 보며 포의 동태를 예의 주시하였는데 놀랍게 도 오미포는 썩지 않고 조금씩 발효를 하고 있었다. 닷새가 지나자 질긴 야생고기가 연육제를 사용한 고기처럼 부드러워지며 각 고기의 개성 있던 향은 다 사라지고 통조림고기의 냄새로 통일되었다.

 오미포는 큰 덩치의 고기가 아니고 거위나 토끼 크기 이하의 작은 고기로 만든다. 오미포에 들 어간 생선은 감칠맛을 내주어 서로 다른 맛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해준다. 고기들이 육즙에서 발효되면서 부드러워져 다른 포를 말릴 때보다 고기를 어루만지듯 다루어야 한다. 

고기들을 한 달 이상 음지에서 말려 불에 구운 다음 다듬잇돌에 올려 놓고 북어처럼 방망이로 두드렸다. 

성격이 다른 고기를 다 합하여 조리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서로 다름을 메주로 발효 시킴으로써 맛의 개성을 빼고 하나의 새로운 향미와 식감으로 통일시킨 오미포는 다양한 조리 법에 대한 도전과 시도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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